| 두 개의 아이스크림을 '혼자' 가진다는 것
내가 어렸을 때 또래의 어린이들은 두 가지 종류의 아이스크림을 먹을 수 있었다. 은빛 금속의 닫집을 갖춘 마차에서 파는 아이스크림으로, 하나는 2센트짜리 아이스크림 콘이었고 다른 하나는 4센트짜리 아이스크림 파이였다. 나는 2센트짜리 콘 두 개를 사주는 부모를 둔 아이들이 무척 부러워 그들을 뭐에 홀린 듯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특혜를 받은 어린이들은 괜히 우쭐거리면서 양손에 콘을 하나씩 들고 돌아다녔다. 능숙한 솜씨로 머리를 좌우로 움직이며 한쪽 콘을 핥은 뒤에 다른 쪽 콘을 핥는 일을 되풀이했다. 그것은 눈이 튀어나올 만큼 부러운 의식(儀式)이었다.
나도 그런 의식을 거행하게 해 달라고 틈만 나면 집안 어른들에게 졸랐으나 괜한 헛수고였다. 어른들은 계속 완고한 태도를 버리지 않았다. 4센트짜리 하나라면 사주겠지만 2센트짜리 두 개는 절대로 안 된다는 것이었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수학이나 경제학이나 식이요법 가운데 어떤 것도 어른들의 거절을 정당화할 수 없었다. 어른들은 ‘양쪽 콘을 번갈아 가면서 바라보다가는 정신이 없어져서 돌이나 계단, 길의 갈라진 틈에 발이 걸려 넘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건 뻔한 거짓말이었다. 뭔가 지극히 교육적인 의도가 있는 게 아닐까 하는 느낌이 들었으나 어른 나로서는 그게 무엇인지 알아낼 능력이 없었다.
지금은 이 세상 사람들이 아닌 집안 어른들이 옳았다는 생각이 든다. 4센트짜리 파이 하나 대신에 2센트짜리 콘 두 개를 먹는다는 것은 경제학적인 의미에서 굳이 낭비라고 말하기 힘들지만 상징적 의미로 보면 이는 분명한 낭비이다. 두 개의 아이스크림은 무절제(無節制)를 위미하기 때문이다. 어른들이 내 청을 거절했던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었다. 한 번에 두 개의 콘을 먹는 행위는 볼썽사나운 행위이고, 가난한 자들에 대한 모독이자 거짓된 특권과 부를 과시하는 행위였다. 버릇없는 아이들이나 한꺼번에 두 개의 콘을 먹었다. 현실이 아니라 동화 속이었다면 피노키오처럼 당장에 벌을 받았으리라.
- 움베르트 에코, <연어와 여행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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