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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글 1건
2009/10/27  2009년 10월 27일, 23시
2009/10/27 23:17 2009/10/27 23:17
2009년 10월 27일, 23시

    

지난 토요일 아니 일요일 새벽 홍대앞에서 진탕 놀고 난 다음

첫차는 아니지만 두번째 차 쯤 되는 전철을 타고 집에오는 길 이었다.

  

난 합정에서 탓고 분위기로 보아 홍대앞에서 놀고 이제 들어가는 듯 한 여성이 서있다.

적당한 키에, 너무 마르지 않은 보기좋은 체형,

약간 취한듯 피곤해 보이지만 나름 깔끔한 외모,

귀여운듯 동안처럼 보이지만 그렇다고 아주 어려보이지도 않는 외모

(칭찬이 아닐지도 모르지만 너무 어려보이는 외모는 싫다.)

간단하게 말해서 그냥 마음에 들었던 모양이다.

  

그렇게 힐끔힐끔 혹은 대놓고 바라보면서 역들이 하나 둘 지나가고 있었다.

'설마? 나랑 같은 역에서 내리지는 않겠지?' 라고 망상을 하는 나는

같은 역에서 내린다면 과감하게(뭐가 그리도 과감할게 있는지) 

연락처를 물어보기로 다짐을 했다.

  

그리고 한 대여섯 역들을 지나가는 동안 이런저런 생각들이 오갔다.

주로 하는 생각이라고는 자기비관, 일어나지도 않을 미래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들 이었고

그러는 동안 그녀는 목적지에 도착했는지 내리는 거였다. 내가 내릴 역 바로 전 역에서 말이다.

  

따라 내릴까 하는 생각이 번쩍 들었다. 어짜피 집에 갈 교통편은 이제 널렸다.

늦은 밤의 막차도 아니고 이제 하루가 시작하는 판인데 교통편 걱정 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뭐가 그리도 스스로 자신감 없었는지 멍하니 뒷모습만 바라보고 이내 고개를 숙였다.

말 걸었다가 뺨 한대 맞을수도 있는거고, 귀찮은 사람 취급 당할수도 있는 것 이었다.

믿져야 본전이라고 그런 꼴을 당했을때 느끼는 창피함은 반나절도 채 안 갈텐데

머뭇거리는 사이 전철문은 서서히 닫히고 다음역을 향해서 출발하고 있었다.

  
  

요즘들어 자주 무기력 한 하루를 보내곤 한다.

예전 여자친구의 말에 따르면 난 지금 죽은 사람이겠지.

꿈도 의욕도 없이 하루하루를 적당히 죽이며 살고 있으니까.

  

    
아직도 나에게 열정 이라는 것이 남아 있을까?

조심스럽게 살짝 마음솎에 불을 붙여본다.

금방 불이 붙는걸 봐서는 아직 죽은건 아닌가 보다.

다행이다, 참 다행이다.

  
  

무언가가 하고싶다. 그 무언가는 무엇인지 확실 하지 않지만 하나 확실한건 있다.

내 마음이 가는 대로. 남 의식하지 말고.

  
  

이러저런 생각이 들게 해준 그녀를 다시 본다면 식사라도 한끼 대접해야겠다.

하지만 과연 내가 얼굴을 기억 하고 있을까?

  
  

p.s : 내용과 사진은 아무런 상관이 없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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