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 그 여자의 사정
얼마전 일이다. 아랫집 문이 세차게 두드려기지 시작했다.
아랫집에 살던 가족이 이사를 가고, 새로 어떤 여자가 이사온거는 진작에 알고 있었다. 계단에서 몇번 봤었는데, 제법 늘씬한 몸매에 키도 170은 족히 되보이는 큰키, 게다가 이쁘다고 해줄만한 외모를 가진 한 여성이였는데, 향수를 좀 지독한 향을 썻던걸로 기역한다. 한번 지나가고 나면 계단에 그 향이 얼마나 지독하던지
"이건 필시 그 여자 향이군" 이라고 말할 정도였으니 두말할 것도 없다.
윗집에는 한 남자가 산다. 주인 말로는 집근처 대학교의 대학생이라고 하는데 몇번 얼굴은 본것 같다. 처음에는 여자가 사는줄 알았는데, 주인 말로는 착한 남자 대학생이라고 하는걸 보니, 아마도 동거하는가 보다.
몇달전에는 윗집문이 세차게 두드려 졋었다. 한 여자가 초인종을 수십 수백번을 눌리며 몇시간 동안 문열어 달라고 조르고 있었다.
그러던 것이 이번에는 아랫집이다.
상황은 반대의 상황이 되버린 것이다.
그 남자는 여자를 어르고 달래면서 대화를 나누고 싶어할 생각이였나 보지만. 이미 늦은 시간에 찾아와 쉼없이 초인종을 누르며 문을 두드린다는게 내눈에는 어르는것도 달래는것도 아닌 협박이라고 할 수 밖에 없는 일이였다. 결국 문이 열어지는것도 아니였고, 남자는 밖에나와 같이온 친구에게 기대어 울기 시작했다.
이쯤되니 별의별 생각이 다 들기 시작했다. 아마도 내가 본 소설과 영화의 소재거리는 다 나왔을 것이다. 그 이야기에 때론 나도 제3자로 개입하기도 했으나 주로 진부한 이야기가 많았다.
그리곤 남자가 또 찾아왔다. 집에서 쉬는게 불편해 졌다. 이번엔 좀 오래 두드리는것 같다. 이상하게도 그 소리가 시끄러워 음악을 켜서 볼륨을 올린다거나 하지 않았다. 되려 볼륨을 낮춰 재미있게 그소리를 듣기 시작했다. 역시나 남자는 혼자 독백식의 중얼거림과 잠시 통로 밖에 나가 한탄을 하면서 숨을 고르기도 했었구 심지어는 악을쓰며 고함을 치기도 했었다.
중간에 개입을 하고싶었다. 그 남자와 그 여자의 사정이 궁금하기도 했지만. 나의 쉬는 시간에 슬슬 방해가 되기 시작한 거였으니까. 결국 내가 재미있어서 잘 듣고 있어놓고는 지루해 졌나보다.
하지만 막상 개입을 할려고 하니 그것도 뭔가 묘하다. 이웃사촌이라는게 있지도 않을 원룸식의 방이 즐비한 이 동내에서 지금 내가 하려는 행동은 이웃간의 정이아닌 지나친 참견이라고 생각을 했다. 그도 그런것이 아랫집 여자와 대화해본적이 한번도 없으니, 어찌보면 모르는 사람과 다를바 없다. 상황이 이러니 개입 할 수 있는것은 그 남자를 조용히 시키는 것 뿐이엿다만 왠지 그러긴 싫었다.
그 남자의 사정같은건 알턱이 없다, 알방법도 없고 알수도 없다. 이웃이라면 이웃일 그 여자의 사정이라고 딱히 알 방법이 있는게 아니다.
아마도 그 남자의 사정이 뭐든, 그 여자의 사정이 뭐든 내게는 중요치 않은게 아닐까? 결국 나는 그상황에 이런저런 이야기 거리를 붙이는걸 즐기고 있는걸지도 모르겠다. |
봄비
2007/05/28 06:38
2007/05/28 06:38